(통일동화구연)
낮은 울타리
백두와 한라는 원래 한 집에 살던 형제였어요.
“아이구, 이 녀석들아! 또 싸우느냐? 쯧쯧쯧 , 한 뱃속에서 나온 형제가 어찌 그리 생각이 다른지…”
오늘도 어머니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어머니, 난 도저히 저 한라 녀석과는 한 집에서 못살겠어요. 뭐든지 제 마음대로 하려고만 하는 고집쟁이는 딱 질색이에요.”
형 백두가 화가 나서 소리 질렀어요.
“어머니, 나도 저 백두 형하고는 한 집에서 안 살아요. 맨 날 쥐어박기만 하는 심술쟁이랑은 단 하루도 같이 살기 싫어요.”
동생 한라도 지지 않고 외쳤어요.
결국 두 형제는 높은 울타리를 쳐놓고 북쪽엔 백두 형이, 남쪽엔 한라 동생이 집을 짓고 따로 따로 살게 되었어요.
이렇게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세월이 자꾸만 흘렀어요. 그러던 어느 날
“백두야, 한라야, 너희들은 한 핏줄을 나눈 형제이니 그만 싸우고 같은 집에서 함께 살도록 하거라.”
이렇게 마지막 유언을 남긴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돌아가시고 말았어요.
그런데 북쪽에 사는 형 백두는 가뭄과 홍수가 들어 살기가 아주 어려웠어요. 먹을 것도 없이 몹시 고생을 한다는 소문을 동생도 듣게 되었지요.
“심술쟁이형이 너무 고생을 하는데 좀 도와줄까? 아니야, 내가 어려울 때도 안도와 줬는데 먼저 도와 줄 필요는 없지.”
“고집쟁이 동생에게 먹을 것을 좀 달라고 해 볼까? 아니야, 차라리 굶어 죽는 게 낫지, 형 체면에 동생에게 먹을 걸 구걸할 수는 없어.”
두 형제는 끝까지 자존심을 내세우며 모른 척을 했지만 속마음은 슬프고 속상했어요.
때때로 서로가 잘 살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울타리가 너무 높아 알 수가 없었어요.
세월은 흐르고 또 흘러 사십 년, 오십 년이나 지났어요. 형도 동생도 모두 할아버지가 되어 버렸지요.
“우리 집 울타리를 좀 낮춰야겠어, 고집만 피우다가 어머니 유언을 아직도 못 지키다니! 우리 동네에서 형제끼리 따로 사는 집은 우리 밖에 없을 거야.”
동생이 높은 울타리를 부수고 나지막하게 만든 후 그 옆에 사과나무, 감나무, 느티나무도 심었어요.
“이렇게 울타리가 낮으니 형님의 모습이 조금 보이는 군, 형님 집으로 넘어간 나무 가지에서 사과도 따 드시고, 감도 따서 드시고, 느티나무 그늘에서 낮잠도 주무시고 했으면 좋겠는데…”
동네 사람들도 울타리를 낮춘 한라를 칭찬했어요. 어떤 사람은 아예 울타리를 없애고 형님을 모셔다가 한집에서 살라고 말하기도 하구요.
아직 백두 형님은 한라의 행동에 기분이 좋은지 나쁜 지, 표현하지 않았지만 동생의 사랑과 관심이 얼었던 마음을 녹일 수 있을 것 같네요.
어때요? 여러분도 그런 생각이 드나요?
예에- 그래요. 형제는 서로 돕고 사랑하며 꼭 함께 살아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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