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27일 훈화-
좋은 책을 읽는 사람은 얼굴 빛깔과 모양까지 달라진다
손성란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름방학, 재미있고 건강하게 잘 지냈지요?
선생님이 보니 방학 전 보다 키도 크고 몸가짐도 의젓해지고 아주 건강해 보여서 유난히도 더운 올해 여름을 참 잘 견뎌내고 학교로 돌아왔구나, 역시 우리 연화어린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어때요? 선생님이 관찰한 모습이 맞나요?
1학기에 선생님이 나와서 두 손을 모아 반듯하게 인사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잊지 않았죠? 5,6,학년 형님들이 선생님만 보면 일부러 더 단정하게 공수자세로 인사를 잘 하고 나서는 약간 어색한 지 장난기를 섞어서 한 것처럼 위장을 하다가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잘 하는 모습을 보고 연습과 습관이 참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연화어린이 여러분! 인사는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기분이 나쁠 때나 좋을 때나 늘- 한다는 것 다시 한 번 기억하고 2학기에도 잘 실천하도록 합시다.
오늘은 여러분들과 “좋은 책을 읽는 사람은 얼굴 빛깔과 모양까지 달라진다” 라는 제목으로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좀 어려운 말인데 사자성어 중에 개권유익(開卷有益)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책을 펼쳐보기만 해도 유익하다는 뜻입니다. 왜 그럴까요?
책을 읽지도 않고 그냥 들춰보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니 정말일까요?
한 번 선생님의 이야기를 잘 들어 보세요.
책을 읽은 것은 세상을 읽는 것이요 사람들의 삶을 읽는 것입니다.
책 속에는 인간의 삶을 이루는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사랑과 역사, 문명과 기술, 아름다움과 분별의 지혜, 겸손과 온유함 등등
모든 것이 책 속에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오죽하면 좋은 책을 읽는 사람은 얼굴 빛깔과 모양까지 달라진다고 합니다.
책 속에 있는 지혜와 감동이 큰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창밖을 구경하듯 대충대충 살지는 않지요? 산다는 것은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고 이해하는 것이고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바로 책을 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책 속에는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쌓아온 사색과 체험과 인간과 자연에 대한 관찰의 기록이 마치 백화점에 가득 쌓인 물건처럼 널려 있습니다.
이 이상의 보물, 이 이상의 위대한 교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책만 펴 놓으면 우리는 수천 년 전에 살던 사람과도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천재의 학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독일의 화학자 루이비히는 남색의 염료를 만드는 공장을 시찰하였습니다.
그 공장에서는 남색 염료를 만들 때 삽을 가마 밑바닥에 대고 매우 힘겹게 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장 안은 가마와 삽이 부딪히는 소리로 매우 시끄러웠습니다. 그냥 잘 젓기만 하면 되지 바닥에 까지 삽을 닿게 하여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이유가 궁금하여 까닭을 물었더니 공장의 주인이 하는 말이 오랜 경험의 결과 마찰소리가 클수록 남색이 선명해진다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루이비히는 여러 가지 책을 뒤져서 마찰로 인해 떨어진 철 성분이 용액과 화학적 작용을 하여 남빛이 선명해진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 뒤부터는 용액에 철가루를 조금 넣어 끓임으로써 오랫동안 시끄럽게 젓는 것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즉 책을 통해서 살아있는 지식을 찾아낸 경우지요.
또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서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은 상대하지 말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들어본 적이 있지요? 이것은 등장인물만도 일만 명이 넘는 이 책을 읽음으로 그 인물들을 이해하며 그들로부터 삶의 지혜와 올바른 삶의 길을 깨닫게 됨을 시사하는 말입니다. 책을 통하여 그 책을 읽는 우리들과 책을 쓴 작가가 서로 친구가 된다는 독서상우(讀書尙友)의 뜻을 알게 하는 말이지요.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지만 책을 통하여 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삶의 올바른 길을 찾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근사한 일입니까?
그러다보니 “그가 읽은 책이 사람을 결정한다” 라는 말이 지나친 허풍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책은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까요?
첫 번째 방법으로 ,
책은 우리가 숨을 쉬듯, 밥을 먹듯 생활의 일부분으로 버릇이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컴퓨터 게임을 하듯 즐거운 마음으로 읽는 것이 좋습니다.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즐겁게 즉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책에서 얻은 지혜와 가르침이 몸에 젖어 들게 읽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 넓고 깊게 읽어야 합니다.
당나라 때 두보라는 시인은 “남아수레오거서”라 하여 남자로 태어났으면 최소한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오늘날에야 어찌 책을 읽을 사람이 남자뿐이며 다섯 수레뿐이겠습니까? 여자 남자 모두 다섯 트럭, 아니 다섯 버스에 가득 찰 만큼 많은 책을 읽고 깊이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 번째로
책을 읽는 눈빛이 종이를 뚫어버릴 정도로 집중하여 자세히 읽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책 속에 들어있는 진짜 숨은 의미, 참 보물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있는 책을 모두 자세히 읽을 수는 없겠지요?
책을 읽는 목적과 책의 종류, 책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독서법을 찾아 읽어야 합니다. 즉 책이 다르면 읽는 법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네 번째 주의점입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 책의 의미를 오래 간직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으면서 밑줄 긋기나 메모하기, 책을 읽은 후의 활동 즉 독후감 쓰기나 독후화 그리기, 책 속의 감동적인 문장 기록해 두기 등이 그 예입니다. 또 책 읽는 보람을 함께 나누는 독서토론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연화 어린이들도 모름지기 독서를 통하여 여러분들의 생활이 지혜와 즐거움으로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자, 다 같이 한번 따라해 볼까요? 방송실까지 들리도록 크게 외쳐보세요.
책을 많이 읽자!!
좋은 책은 성형수술로도 안 되는 얼굴빛과 모양을 예쁘게 만들어 준다!!
숨을 쉬듯 습관적으로, 게임을 하듯 즐겁게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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