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김밭/문학정보

새얼 백일장 심사위원님들의 좋은 동시 쓰는 방법 조언 모음

길길어멈 2014. 3. 30. 20:21

좋은 시 쓰기에 대한 새얼 심사위원님들의 조언

시란 대상이 지닌 사실 자체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을 상상력과 더불어 표현하는 것입니다. 초등학생들의 동시에서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하는 것은 어른을 흉내 낸 어투나 시의 완결성보다는 서툴고 투박하더라도 사물을 어린이들의 자연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 더 점수를 주게 됩니다.
어른이 짓는 동시는 시의 완결성이 높고 언어의 꾸밈이 많기 때문이죠. 시적 완결성 자체는 높지만 어른이 손봐준 흔적이 있거나 어린이다운 시각이 보이지 않는 작품의 경우엔 그 정도에 따라서 입상권에 들지 못하거나 아예 탈락시킵니다.
즉 초등학생의 동시인 경우 심사위원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담은 동심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있는가? 사물을 어떻게 보았으며 그것을 얼마만큼 자연스레 글로 나타냈는가?’하는 것입니다.
동시를 쓰는 데 어떤 규범 같은 것이 있지는 않지만 어린이다운 상상력을 드러낸 작품이 우수한 작품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심사위원 선생님들은 여러분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주시고 있습니다. 꼼꼼하게 읽어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은 시 쓰기에 대한 심사위원 선생들의 조언을 모아서 축약해 본 내용입니다.

<김구연 아동문학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 쓰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평소에 말하는 대로 수월하게 쓰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쓰는 것입니다. 다 쓰고 나서 필요 없다 싶은 부분은 지우고, 부족한 부분은 새로운 생각을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앞과 뒤가 제대로 되었는지 이미 쓴 이야기를 거듭해서 쓰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합니다. 또 보다 정확한 표현이 될 수 있는 낱말이 있지는 않은지 곰곰 생각해 봐야합니다.

-평소에 여러 가지 책을 많이 구해서 읽고 꾸준히 글 쓰는 연습도 해야만 합니다. 매일매일 거르지 않고 일기를 쓰거나 친구들과 자주 편지를 주고받는 방법이 아주 좋습니다. 어딜 가거나 누굴 만나거나 항상 주변 사물이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버릇이 꼭 필요합니다.

-시는 제 눈으로 보고 제 마음 속의 느낌으로 써야만 합니다. 서투르게 보이더라도 어린이 시는 어린이다운 표현일 때 귀엽고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쓸데없는 꾸밈말로 길게 길게 늘어 놓는 것은 시가 되기 어렵습니다. 시는 짧을수록 좋습니다. 평소에 훌륭한 동시를 많이 찾아서 읽고 외우기를 권합니다. 그래야만 좋은 시를 쓸 수가 있습니다.

<김재곤아동문학평론가>
-평소에 우리 둘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관찰력을 길러두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우리 주변 이웃들, 가깝게 만나는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물론이고 동식물이나 기타 우리들을 둘러싼 여러 사물들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대상들을 주의 깊게 살피는 태도를 갖게 되면 남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귀한 생각들이 차곡차곡 쌓이게 됩니다.

-자기가 생각한 것을 글로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머릿속으로는 아무리 훌륭한 생각을 했더라도 그것을 글쓰기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이내 쓸모없는 것이 되기 쉽습니다. 자기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그냥 머릿속에 담아 두지만 말고 일기장이나 작은 메모장에 틈틈이 적어 보는 습관을 기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글쓰기에 자신감이 생깁니다.

-평소에 좋은 글을 찾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재미있는 동화나 동시를 찾아 읽은 것도 좋고, 여러분 또래 어린이들이 쓴 시나 산문을 찾아 읽어 보세요. 같은 또래 어린이들이 쓴 글을 읽다 보면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헤아려 볼 수도 있고 자신의 생각을 새롭게 정리해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박형준 시인>
-백일장이라고 해서 상을 타겠다는 욕심으로 글을 예쁘게 꾸미고 남의 시를 흉내 내거나 베끼는 행위는 절대 안 됩니다.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난 생각들을 자연스럽고 천진하게 풀어 놓으면 됩니다. 친구와 말놀이를 하듯 자연스레 시에 접근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이제까지 눈길을 쥐 않았던 현실의 ‘숨은 의미’가 저절로 발견되고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소박한 생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글쓰기는 자신의 생활 속에서 숨은 보석을 캐내는 아름다운 노동이라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시는 여러분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지나치고 마는 평범 속에서 비범을 발견하여 우리에게 깨치듯 새로운 세상을 선물해 줍니다. 이렇게 좋은 시를 쓰려면 자신의 주변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그 바탕에 자신의 생활을 사랑하고 주변 사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글짓기를 통해 주변 사람들과 자연 사물의 뒷모습을 눈여겨보게 된다면 세상을 진정 사랑할 수 있는 겸손한 삶과 마음자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건청 시인>
-‘시로 말하기’란 무엇인가.
시로 말하기란 시를 쓰는 사람의 절실한 ‘생각과 느낌’을 ‘형태’(시론에서는 ‘형상화’라고 한다)로 표현해내는 말하기를 뜻합니다. 좋은 시는 표현 의도를 일상어법으로 전달하려 하지 않습니다. 참신한 이미지로 표현하려 하고 함축이 큰 비유를 발견하려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  2013년 새얼문예28호 <나무와 촛불>에서 발췌 정리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