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봄눈

길길어멈 2012. 12. 11. 13:43

 

    봄눈 다원 손성란 살금살금 진눈깨비 눈치 보더니 모두 방심한 틈 폭죽처럼 터져버렸다. 팡팡 펑펑 소리까지 내면서 겁먹은 동장군의 옷자락을 붙잡고 제 맘대로 까불거린다. 아무리 기다려도 일어나지 않는 민들레 아가씨 늦잠 깨우려 찰랑찰랑 눈 죽 쑤어 잠자는 얼굴에 부어버리곤 깔깔대며 달아난다. 노란 수선화는 벌써 가 버리고 벚꽃 눈만 뾰족한 삼월 중순 한 저녁을 다 바쳐 사르락사르락 소리까지 내면서 잠든 봄들 깨우느라 저 혼자 바쁘다. -2010년 3월 눈도 비도 되지 못한 서러운 진눈깨비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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