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밭(펌)/시의늪

가을이 서럽지 않게

길길어멈 2012. 11. 2. 09:41

 

 

   

가을이 서럽지 않게

 

                                         김광섭

 

하늘에서 하루의 빛을 거두어도

가는 길에 쳐다 볼 별이 있으니

떨어지는 잎사귀 아래 묻히기 전에

그대를 찾아 그대 내 사람이리라

 

긴 시간이 아니어도 한 세상이니

그대 손길이면 내 가슴을 만져

생명의 울림을 새롭게 하리라

내게 그 손을 빌리라 영원히 주라

 

홀로 한 쪽 가슴에 그대를 지니고

한 쪽 빈 가슴을 거울삼으리니

패물 같은 사랑들이 지나간 상처에

입술을 대이라 가을이 서럽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