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야長夜
- 여강 최재효
임 계시어도 단잠 이루지 못하고
천추千秋의 뜻 목전目前에서 눈물 삼켜야 했네
하룻밤 아홉 번 꿈길 토막 내니
천룡天龍도 함께 울어주었지
강물 불어 수어水魚들 제철이겠고
새들은 암수 서로 목을 비빌테지
버드나무는 아무것도 모르고 채질해 대고
냉우冷雨는 밤새 그칠 줄 모르네
진흙탕 마를 날 없는 노정路程에
파란 호수 그리워 하늘 보는데
먹장구름 속에서 두 마리 용이 다투고 있네
언제 봄볕 들어 젖은 몸 말릴 수 있을까
이 비 그치고 화월花月이 내임 처럼
살며시 저 차가운 창가에 내려 앉으면
심중心中 벗들 불러
옥루玉淚로 빚은 홍주紅酒 들이고
옥로玉露 끓여 다향茶香 품으리라
- 창작일 : 2010.8.13. 05:00
[주] 夜-밤 야, 淚-눈물 루, 紅-붉을 홍, 玉-구슬 옥
露-이슬 로, 茶-차 다, 香-향기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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