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간의 대화 방법
청소년 자녀와 부모 사이에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하루 평균 30분 정도도 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그것도 주로 어머니와의 대화이고 아버지와의 대화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어머니와의 대화도 대부분 ‘빨리 일어나라’, ‘밥 먹어라’, ‘옷 갈아입어라’, ‘학교 늦을라. 빨리 서둘러라’, ‘손 씻어라’와 같이 어머니의 일방적인 명령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하루의 생활을 모두 함께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가정도 있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서로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부모와 자녀는 고립감을 느낀다. 이 때 부모는 자녀가 더 이상 함께 말하려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섭섭해한다. 어쩌다 말을 하려고 하여도 부모는 항상 일방적인 훈계나 지시를 하게 되고 금지만 요구하니 자녀는 부모 세대의 가치관만을 고수하는 이야기는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모와의 대화를 피하게 된다.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이론적으로는 받아들이면서도 막상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이것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모든 대화에서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자녀와의 대화에서는 자녀의 말을 들어주는 것보다는 자녀에게 부모의 생각과 조언을 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문제는 시작된다. 자녀가 아직 뚜렷한 가치나 주장을 확립하지 못한 경우에는 더욱 많은 것을 말해 주려고 하다가 결국은 대화의 걸림돌에 걸리고 만다. 모든 대화에서 걸림돌을 사용하는 것이 대화의 장애 요소가 되지만 특히 자녀와의 대화에 있어서는 걸림돌의 사용이 빈번하여서 대화의 주된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
다음의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 내용을 잘 분석해 보자.
자녀 : ‘엄마 나 피곤하고 졸려’
부모 : 명령, ‘너 숙제부터 해야 돼’
경고, ‘너 숙제하지 않으면 선생님에게 혼난다.’
훈계, ‘아무리 피곤해도 해야 할 일을 먼저 할 줄 알아야지’
충고, ‘그러니까 밖에서 너무 많이 뛰어 놀면 안 되지’
설득, ‘네 문제점은 숙제를 하기 싫어하는 거야’
비평, ‘넌 매일 그런 식으로 숙제도 안하고, 앞으로 뭐가 될래?
분석, ‘너 어제 늦게까지 딴 짓 했구나. 그래서 피곤하지.’
동정, ‘저런 가여워라.’
캐묻기, ‘왜?, 몸이 어디가 아픈 것 아니냐?, 열은 안나니?’
이와 같은 부모의 대화는 다음과 같은 자녀의 대화로 이어갈 수 있다.
‘엄마는 나보다 숙제가 더 중요해요?’
‘한 번 혼나고 말지요 뭐’
‘누가 안 한대요?’
‘뛰어 노는 게 뭐가 나빠요?’
‘그래요 나는 숙제도 못하는 바보예요.’
‘엄마는 숙제 잘해서 그렇게 되었어요?’
‘엄마는 늘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시는 거지요.’
‘엄마, 그냥 좀 피곤한 게 뭐가 가여운 일이 예요?’
‘엄마 그냥 좀 피곤하다는데 뭘 그러세요?
이렇게 되다보면 대화는 더 이상 이어나가지 못하고 만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대화를 이끌어갈 책임은 미성숙한 자녀보다는 부모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 좋다. 자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좋지만 자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알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를 가지고 있는 자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녀의 말을 들어주는 일이다.
대부분의 심리 상담자들은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 이상의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부모가 말을 많이 하게 되면 자녀들은 자신의 문제를 말하기가 어려워진다.
효율적인 상담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것으로 보낸다. 부모도 마찬가지로 가만히 귀를 기울여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열심히 듣고 있다는 것을 표시하면서 말이다. 즉, 공감적 경청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문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또 다른 대화 방법으로는 나 전달법이 있다. 나 전달법이란 주어가 일인칭인 나로 시작하는 문장으로 이야기하는 대화 방법을 말한다. 대부분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가로막는 대화의 걸림돌들은 주어가 너로 시작하는 너 전달법이다. 이것은 자녀의 문제를 자녀를 주어로 하는 너 전달법으로 표현하면서 직접적이고 자녀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행위가 된다. 이와 같은 너 전달법은 자녀들에게 많은 역작용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가깝고 가장 깊은 사랑을 하는 것도 부모와 자녀 사이이지만 바람직한 대화를 이끌어 가기에 가장 어려운 것도 부모와 자녀 사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대화의 결핍을 느끼면서 지내게 된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대화를 회복하기 위해서 자녀의 말을 이해하기 전에 부모의 조언이나 충고부터 하려고 시도하는 대화의 방법이나 너 전달법으로 직접적으로 자녀를 자극하는 대화 방법은 극복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겠다는 생각으로 대화에 접근하는 공감적 경청이나 나 전달법을 사용하여서 걸림돌에 걸리지 않고 효과적으로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대화 방법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대화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의 대화에서 오해나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대화 방법이 된다.
설득하기 전에 미리 이해하려는 대화의 방법, 너의 문제로 비난하거나 판단하거나 충고하기보다는 나의 느낌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대화의 방법은 점점 더 각박해지고 여유를 잃어 가는 우리의 가족 끼리나 인간관계에서 윤활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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