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포도
*海月 정선규*
내 고향 8월은
속 알배기 포동포동 살 재워
새콤스레 달콤한 꿀물 지니고
단맛 비리는 계절
지평선 넘어 신평리 포도밭에
지렁지렁 도포 자락 끌고 오시는
양반님 소낙비 쏟아진다 해도
맨발에 가시 찔릴까 싶어 가만가만 걸어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온몸 적시고
더우면 더운 대로 태양빛에 온몸 그을려
까맣게 맛 들어가리니 오지랖 넓은
속 알배기 누가 따낼까
주절주절 맹물만 주워 삼키더니
언제부터인가 미지근하게 뜸을 떠
새콤한 고개 넘어 달콤한 조직의 단맛으로
모르는 척 살짝 토라져 버려 무르익어 비상구를
탈출해 오는 추부포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