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밭(펌)/소스방

포도

길길어멈 2013. 6. 10. 20:12


       내 고향 포도 
                   *海月 정선규*
내 고향 8월은 
속 알배기 포동포동 살 재워 
새콤스레 달콤한 꿀물 지니고 
단맛 비리는 계절 
지평선 넘어 신평리 포도밭에 
지렁지렁 도포 자락 끌고 오시는 
양반님 소낙비 쏟아진다 해도 
맨발에 가시 찔릴까 싶어 가만가만 걸어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온몸 적시고 
더우면 더운 대로 태양빛에 온몸 그을려 
까맣게 맛 들어가리니 오지랖 넓은 
속 알배기 누가 따낼까 
주절주절 맹물만 주워 삼키더니 
언제부터인가 미지근하게 뜸을 떠 
새콤한 고개 넘어 달콤한 조직의 단맛으로 
모르는 척 살짝 토라져 버려 무르익어 비상구를 
탈출해 오는 추부포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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