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밭(펌)/산 문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길길어멈 2011. 6. 21. 11:23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지나온 세월 속 
               이제 얼마 만큼 남아있는지 모르는 세월 
               무얼하며 살겠느냐 
               내게 물으면 
               그리 많지 않았던 인연 속
               나를 만나 녹녹치 않은 고단한     

길을 걷고자 했던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새벽녘 기도로 하루를 열며 텃밭에 일군 행복의 풋성귀 거칠어진 손 사랑 가득 담아 낸

아침상 물리고. 햇살 퍼지는 숲 오솔길 따라 야윈손 꼭 잡고 젊은날의 추억 거닐며 살갑히 보듬어 줌에 고마와하고.

물안개 피어 오르는 호숫가 소박한 찻집에서 같이 부르던 옛노래 한소절 나즈막이 함께 부르며 이제까지 지켜줌에 감사하고.
말없이 바라만 보아도 잔주름 미소 가득 담은 눈길로 무슨 말 하려는지 무슨 생각 하는지 읽을 수 있는이에 감사하고.
때로는 삶이 버거워져 속절없이 흐르는 눈물 마저 넉넉한 가슴으로 안아 줄 사람 만났음에 감사하고.
혼자 끙끙대던 속앓이를 털어 놓기전 알아버려 편케 마음 나눌 사람 곁에 있음에 감사하고.
세상에 태어나 그대 만남은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로 서로 믿고 의지함에 감사하고.
서산 해거름 땅거미 밀려들면 군불 지핀 아랫목에 나란히 누워 저믄 하루 이야기속 살아감에 감사하고..
해 뜨고 지고 달과 별들의 차고 기우는 사계절 순리 속 들향기 흙 한줌 벗하며. 솔바람결 풀내음 이는 한적한 곳에 굴뚝 연기 피어나는 사랑 둥지 틀어 헤진 신발엔 미투리 삶고 헤진 옷깃엔 살아온 정 덧대어 기워가며
꾸미지 않아 굵어진 마디 옹이 박힌 까슬한 손길에 사랑보단 정을 느끼며 같이 있음에 감사기도 드리며....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싶다. - 옮겨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