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밭(펌)/소스방

인연의 강가에서 여강 최재효

길길어멈 2010. 9. 15. 16:28
                인연의 강가에서                          
                                             -  여강 최재효 -
           무쇠로 된 갈대가 되리라
              백년이 지나고
              천년이 흘러 
              폭풍우 치고 눈보라 휘몰아 쳐도 
              내 쓰러지지 않을 갈대가 되리라 
              한번 떠난 배는 
              돌아오지 않는 법이라 했거늘
              강물이 날려 사막이 되고
              다시 강이 되어 배가 돌아 올 때 까지
              인연의 강가에 쇠로 된 갈대로 있으리라 
              세상에 인연이란 없는 것
              다만 숙연宿緣의 일부분으로
              서로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생사를 반복하며 억 만 번 옷깃이 스친 뒤에 
              어쩌다 마주친 시선을 인연이라 하지
              강물이 거꾸로 흐르거나
              광풍狂風에 휘말려 흐느낄 때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갈대로 남아 있다가
              어느 날, 임께서 오실 때 
              비로소 눈꽃을 바람에 날리리라
 
                                   
      
                                       - 창작일 : 2010.10.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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