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가을
상아 반 정호
그해 가을은 유난히 아름다웠어
무어라 말할까
마치 너의 볼에 핀 홍조 처럼 이라고 할까?
그래 그게 좋겠어
그렇다고 말하는것이....
미완성을 완성으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너 처럼
아름다운 가을에 너를 만났지.
행복이야...
그래
행복이야.
무딘 칼 처럼 휘어진 날을 세우려 몸부림 치는
숫돌의 앙칼진 서걱임 처럼 차가운 가을이 또 온다
누렇게 익혀 곧 터질듯한 살집들을 들어낸
비만앞에 가을은 와서
가쁜숨을 헐떡이며 독촉을 한다
그날의 가을 처럼 충만하라고
너를 만난 가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