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밭(펌)/소스방

밉다

길길어멈 2010. 8. 20. 05:52

가슴이 미워 죽겠습니다/ 김영달 잊지도 못하고 미워하지도 못하는 이 가슴이 미워 죽겠습니다 쓴술만 들이키어 밤으로 낮으로 죽어가는 이 가슴이 미워 죽겠습니다 나는 잊혀져 흔적도 없는데 이 가슴은 못난 사랑을 평생 안으려나 봅니다 당신은 냇물로,강물로 흘러 가는데 못난 가슴은 잊지도 버리지도 못합니다 목구멍에는 당신 이름 석자 걸려있고 온 몸 구석,구석마다 당신이 박혀있으니 못난 가슴은 단세포처럼 당신을 지켜내려 발버둥입니다 이 가슴이 밉습니다 잊어내지도 못하고 다시 사랑하지도 못하고 벌거숭이 고목처럼 밑둥을 들어낸채 서서히 생명을 다하는 이 가슴이 미워 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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