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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부가 함께 읽어 봅시다

길길어멈 2010. 3. 7. 12:56

 

 

 

 

부부가 함께 읽어 봅시다

 


           세상에

           이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 살 것 같던 날들 흘러가고


고민하던 사랑의 고백과

열정 모두 식어가고


일상의 반복되는 습관에 의해

사랑을 말하면서

근사해 보이는 다른 부부들 보면서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옛사랑을 생각하면서

관습에 충실한 여자가 현모양처고
돈 많이 벌어오는 남자가
능력 있는 남자라고 누가 정해놓았는지

서로
그 틀에 맞춰지지 않는 상대방을
못 마땅해 하고
자신을 괴로워하면서

그러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귀찮고 번거롭고
어느새 마음도 몸도 늙어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아

헤어지자 작정하고
아이들에게 누구하고 살 거냐고 물어보면
열 번 모두 엄마 아빠랑
같이 살겠다는 아이들 때문에 눈물 짓고

            비싼 옷 입고

            주렁주렁 보석 달고 나타나는 친구


            비싼 차와 풍광 좋은 별장 갖고

            명함 내미는 친구


까마득한 날 흘러가도

융자받은 돈 갚기 바빠

내 집 마련 멀 것 같고


한숨 푹푹 쉬며 애고 내 팔자야

노래를 불러도


         어느 날 몸살감기라도

         호되게 앓다보면


        빗길에 달려가 약 사오는 사람은

        그래도 지겨운 아내, 지겨운 남편인 걸...


  가난해도 좋으니

  저 사람 옆에 살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하루를 살고 헤어져도

  저 사람의 배필 되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시든 꽃 한 송이

  굳은 케익 한 조각에 대한

  추억이 있었기에..


첫 아이 낳던 날 함께 흘리던

눈물이 있었기에..


 부모 喪 같이 치르고

 무덤 속에서도 같이 눕자고 말하던

 날들이 있었기에..


   헤어짐을 꿈꾸지 않아도

   결국 죽음에 의해

   헤어질 수밖에 없는 날이 있을

   것이기에..

                               

                 어느 햇살 좋은 날

                 드문드문 돋기 시작한

                 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다


                 다가가 살며시 말하고 싶을 것 같아

                 그래도 나밖에 없노라고..

                 그래도 너밖에 없노라고..


 

출처 : 부평서초등학교29회동창회
글쓴이 : 손희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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