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램프만 사용하다가 처음으로 이동용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게 되어 화재나 화상때문에 심각하게 설명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두부를 만든다는 흥분 때문에 나의 설명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빈그릇만 보고도 흥분한다.
이게 도대체 과학시간인지 가사실습 시간인지 알 수가 없다, 이번주 내내 이 심란한 기분을 녀석들이 알까?
퇴근 전에 국내산 메주콩을 물에 불려 놓고 갔다가 출근하자마자 믹서기에 갈아서 준비한다.
한 조에 30그램 정도를 불리면 300미리 비커에 가득 콩이 부풀어 오른다.
한 반에 두시간씩 연속수업이고 준비문제로 하루에 두반씩 수업하기로 하였다.
적당량의 물과 갈아놓은 콩을 섞어 아이들에게 분배 후 끓인다. 단
백질은 끓여야 콩에서 잘 빠져나오므로 가열해서 콩단백질을 빠져나오게 한 후
거름망 위에 헝겊을 놓고 콩 찌거기와 순수한 콩단백질을 분리해 낸다.
이때 헝겊이 혼합물의 분리 방법 중 거름의 방법을 사용함을 알게 해야 한다.
열에 약한 콩물(두유상태)을 약한 불에 다시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약간의 간수를 넣어 주어야 한다.
계란 후라이나 우유를 냄비에 데워보면 알겠지만 아차하면 타버리기 때문에 집중이 필요하다.
보조교사를 활용하지 않고 과학조교와 둘이서만 수업을 진행하려니 좀 바쁘다.
걸러낸 콩물은 물과 단백질이 섞여있는 혼합물이라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 번의 분리가 더 필요하다.
간수는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물질로 염화마그네슘과 염화칼슘, 황산마그네슘 등이 섞여있어 쓴맛이 난다.
금방 염전에서 수거한 소금을 바로 먹으면 쓴맛이 나는 이유는 이 간수 때문이다.
하여 소금창고로 옮겨진 소금은 일정기간 간수를 뺀 후에 먹어야 깔끔함 소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천연간수를 사용하기로 했다.
쓴맛이 나거나 과다한 간수로 두부의 색이 노랗게 변할까봐 모든 조의 간수는 내가 넣어주기로 약속하였다.
간수를 넣으니 몽글몽글 단백질이 엉겨 순두부 상태가 되니 아이들이 신기한 눈동자를 굴리는라 정신이 없다.
간수를 넣은 후엔 지나치게 저어주면 안되는데 서로 젓겠다고 가위바위보를 하고 난리다,
이때 멀리서 오랜만에 들려오는 질문
" 쌤, 지금 순두부처럼 먹어도 되죠? 쪼끔만 먹어봐도 되지요?"
주걱으로 젓다가 냄비가 기울어 콩물이 쏟아져 두 명의 아이가 뜨겁다고 난리여서 잔뜩 긴장했다가 그만 웃음이 터져버렸다.
꼭 바보같다. 웃는 모습이....
친구는 덴둥이가 되든 말든 오로지 관심은 먹거리~~~~
위함한(?)아이들이 많이 모인 모둠에서 아무래도 긴 시간 체류(?)하게 된다.
이녀석들 한가락씩 하는 녀석들인데 오늘은 아주 진지하다.
과학조교 샘이 사진 찍는 걸 발견한 어린이들이 나에게는 통 관심이 없다,
모두 카메라를 향하여 포즈를 취한다. ADHD증세로 치료를 받고 있는 이녀석, 오늘은 컨디션이 좋다.
거의 수업을 할 수 없을 만큼 심한데 이날은 다소곳하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
우러난 콩물을 짜내는 모습이다.
성격이 급해서 늘 한단계씩 앞서 나가는 녀석이 오늘은 덩치를 이용하여 한 몫 단단히 한다.
어렸을 적 명절 때 두부를 하면 온 마을사람들이 그 집앞에 모여 두부틀에 짜내기 직전의 순두부를 한 그릇씩 나눴었다.
순두부를 보면 커다란 가마솥 하나 가득 몽글거리는 순두부를 이가 빠진 사기대접에 가득 담아 소금과 약간의 고춧가루를 얹어 주던
큰엄마(사실은 당숙모인데 엄마와 떨어져 혼자 시골에 있던 나는 할머니뻘의 종가집 당숙모를 큰엄마라 불렀다.
서너해 전 돌아가셨다)가 보고 싶다.
당시 순두부는 나의 비위에 잘 맞지 않았었다.
미원냄새가 나는 것도 같고 뜨겁기도 하고...
그래도 그냥 친척들과 동네 사람들이 모여 먹는 모습이 즐거워
빠지지 않고 끼어서 먹는 척을 했던 영악한 어린이(4~7세)였다.
아마도 염전에도 얻어온 간수의 양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섞어 버릴까봐 간수가 든 컵은 나의 자리에 놓고 관리했다.
간수때문에 콩물에 들어있던 단백질과 물이 분리된다는 설명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이미 두부가 완성된 뒤라 별 관심이 없다.
그저 자신들이 만들어낸 두부를 먹을 생각에 신바람이 나있다.
두부를 싫어해서 안먹는다는 지호의 입에 두부를 한 입 먹여주고 있다. "어? 맛있네! 집에서는 맛이 없었는데......."한다.
이제부터는 조금씩이라도 두부를 먹기로 손가락 걸고 약속했다.
학급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똘똘이인 만큼 자의식이 강해서 엄마도 마음대로 못하는 녀석인데
자기가 애써 두부를 만들어보더니 생각이 달라진 모양이다. 요즘 요리치료가 유행인데 왜 그런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가장 소심한 모둠이다, 모든 단계에서 나의 확인을 받아야 넘어가는 ...............,
그러라고 해놓고도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또 뭘까?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꼭꼭 짚어줘야 하는게 평생 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아뭏든 안전빵이다. 이 모둠은...........
턱괴고 구경하고 있다. 모둠원 네명이 모두 방관자인 조다.
가끔 이럴 때는 민간인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 자세한 내용은 이하 생략이다.
깊이 설명하면 교사의 자질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후후
공평~~특히 먹거리는 더욱 예민한 부분이다.
다행히도 두부 틀에 4등분하기 좋은 무늬가 있어 나의 공평한 분배는 아이들의 날카로운(?)눈에 들어 불만이 없었지만
나름 심혈(?)을 기울여 나누고 있다.
1센티도 안되는 높이의 두부, 그러니 집에서 두부 한모를 만들려면 믹서기에 불린 콩을 가득 넣고 두 번은 돌려서
국냄비 하나 가득 콩물을 끓여야 한다는 결론이다.
두부값 비싸다고 생각말고 많이 많이 사서 먹자.
더우기 국산콩으로 두부 한 모를 가정에서 만들려면 대략 한 모에 5000~~8000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고 봐야한다.
강화나 손두부집에서 두부를 먹을 기회가 있다면 한 모 사서 먹어보는 것도 괜찮다.
지난 번 인천대공원 근처 두부집에서 6000 원에 샀던 기억이 있다.
속으로 댑다 비싸네 했지만 정말 국산콩 이었다면 괜찮은 가격이다.
조별로 품평회를 해서 가장 잘 만든 모둠에게 수행평가를 잘 주겠다고 했다. 물론 뻥이다~~
이런 걸로 평가하면 예민한 부형들에게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지 모른다.
근거를 남길 수 있는 걸로 평가해야 한다. 요즘 세상은~~~
특히 네이스에는
중간, 기말고사보다 항목별로 자세히 공개되어 있는 것이
각 과목별 영역별 수행평가 결과이기 때문에 ...............
자기 모둠에서 만든 것을 고르고 싶지만 그래도 여자 어린이들은 공정한 평가를 하려고 애쓴다.
선생님 생각에도 5모둠 것이 제일 잘 만든 것 같냐고 묻는다. 눈으로만 대답, 다른 모둠 아이들이 들을까~~
욘석들에게 공정한 평가를 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4명의 마음이 모두 따로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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