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부
다원 손성란
어디가 아픈 건 아니냐고
왜 자꾸 묻지?
아프지 않다고
그 어디도 상처가 나거나
부러진 곳은 없다고
어제와 같은 답을 건네고 나니
오늘은 괜스레 겸연쩍군.
어디 한 군데 조그맣게 라도
아픈 곳을 만들 걸 그랬나?
아프지 않다고 말하고 나면
어제처럼 그럼 안녕 해 버릴 텐데
바보같이 또 없다고
대답해 버렸군.
하긴 뭐
아프다고 대답하면
한 걸음에 달려와 줄 것도 아닌데
왜 또 구석구석 아픈 곳을 뒤지고 있지?
내일은 정말 다른 대답 해볼까?
사람들이 마음이라 부르는 데가
자꾸만 덧나고 죽게 아파서
웃는 입에 눈물 맺힌 피에로 같다고.